이제 저도 연식이 좀 있다 보니 주위에서 한우물을 파서 자리잡은 사람들을 보게됩니다. 그 중에 제 주위에서 유일하게 연예계에서 일하고 있는 “영화감독 이시명”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 합니다.
< 이시명 감독의 작품 >
선후배들
남자들의 삶에서 빼 놓을 수 없는 단어가 “선후배”, “형동생”인 것 같습니다. 이시명 감독과 저도 대성고등학교 선후배 사이입니다. 그 중에도 컴퓨터에 관심있는 사람들이 모인 DAM이란 써클의 선후배들 사이입니다.
DAM은 1984년에 1기 회장인 이동기와 그 일당들이 만든 컴퓨터 써클(요즘말로 동아리)이고요. PC 자체가 신기한 구경거리던 시절에 정말 일찍부터 PC에 관심있는 학생들이 모여있던 곳입니다. 대부분 DAM이 생기기 이전인 82~3년 부터 PC를 한 좀 이상한 사람들이긴 합니다.
이시명 감독도 80년대에 BASIC을 득도한 PC쟁이 중 한명이었습니다. 남들 잘 안쓰는 매킨토시도 열심히 했던 것 보면 대한민국 1% 안에 드는 PC쟁이였던 것이 분명합니다. 지금도 인터넷/각종 SW를 잘쓰는 것은 물론 PC조립/수리부터 사무실 네트워크 구축까지 자기 손으로다 하는 이상한 감독입니다.
졸업하고 끼리끼리만 만나다가 2008년에 3기 준환군에게서 연락이와서 몇 명이 다시 모이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20여년 만에 DAM 선후배들이 다시 만나기 시작했습니다.
오랜만에 시명이를 만나 보니~
이랬던 미소년이~
이렇게 카리스마를 가진 영화감독이 되었더라고요.
OTL 밴드
다시 만난지 얼마되지 않아서 “OTL 밴드”가 공연을 한다해서 몇 명이 축하해주려고 갔었습니다(사실 술이 공짜라 해서 갔습니다 ㅠ.ㅠ). 예전부터 “첫눈이 온다고요”를 즐겨 부르며~ “형 똑같지~ 내가 더 잘하나?” 뭐 이러던 기억이 있기에 밴드한다는 것이 어색해 보이지는 않았습니다.

<2008년 공연 사진. 가운데가 보컬이 이시명 감독>
OTL 밴드는 음악을 좋아하는 영화인들이 모여서 결성한 아마추어 밴드입니다. 이런 아마추어 밴드를 주제로한 영화도 국내에서 2편이 제작되었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런 영화나 TV에서나 보던 아마추어 밴드가 생각보다 가까운 곳에 있더라구요.
OTL 밴드가 처음 대중앞에서 공연한 것은 2007년이라고 합니다. 장소는 남이섬이었다 하고, 객석 사진은 없는 것 보면 인기는 없었던 것 같고요 ^^; 하늘도 노해서 소나기까지 내렸다는 소문도 있습니다. 헉~ 이러다 맞겠다 ㅌㅌ
꾸준히 하는 것을 보면 연주를 즐기는 분들 같습니다. 공연도 가보면 시간이 지날수록 연주자들의 혈중 알콜 농도가 높아지는 것 같고요. 저는 못 봤지만 관객(?)들 돌아가고 나면 조금 더 열띤 무대로 2차를 한다고 합니다.
지난 1월에도 OTL 밴드가 공연해서 몇 명 모여서 선물로 양주 한병 사들고 갔다 왔구요. 내년에도 가능한 가볼 생각입니다. 솔직히 노래 들을라고 가는건 아니고요~ 언제 부터인가 라이브로 듣는 악기소리가 좋더라고요 ^^;
OTL 밴드 분들은 가슴속에 차오르는 열정을 연주로 풀면서 사는건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봅니다.
시명이와 관련된 기억들
고등학교 졸업하고 DAM 후배들을 응원하기 위해 후배들 만나러 갔다가 시명이를 만났습니다.
익환 : 학교 어디갔냐?
시명 : 한양대 연극영화과요
익환 : 아~ 담다디?
시명 : 네 같은과 친구에요.
익환 : 너도 노래 잘하자나~ 니가 나가지~
시명 : 밀렸어요 ㅠ.ㅠ
소위 출세를 위해서 가야하는 대학에 충분히 갈 수 있었지만, 한양대 연극영화과를 택했더라고요. 이미 고등학교 시절에 영화에 대한 열정이 남달랐던 것 같습니다.
그 뒤로 어느 날인가 동내에서 우연히 만났는데 “형~ 죽이는 영화하는데 보러가자” 하더군요. 함께 본 영화는 피카드리 극장에서 개봉한 “엔젤하트”. 들어갈 때 뭔가 속은 것 같은 예감이 들었는데... 역시나 생각하는 엔젤은 안나오더군요 ㅠ.ㅠ 제가 워낙에 스릴러물을 좀 싫어하는 경향도 있고요. 그러나 이눔은 다르더라고요. 영화 장면장면들에 대해서 감탄해가면서 흥분을 못감추더라구요. 저 지팡이든 남자가 계란 먹던 장면은 몇 번씩 반복해서 따라하기까지... 들어주기는 했지만 속으로 “저눔 미쳤군” 싶었습니다. ^^;
영화 내용에 관한 고문이 끝나자 이번에는 “영화 관람 문화”에 대한 교육이 시작되었습니다.
극장에서 쩝쩝 거리면서 음식 좀 안먹었으면 좋겠어... 뭐라뭐라뭐라~
왜 영화가 완전히 끝나지도 않았는데 불이 켜지는 거지? 엔딩크레딧 다 올라가고 필림이 완전히 끝나야 끝난거지... 엔딩크레딧 시작하려고 하면 불켜지고 웅성웅성 움직이고~ 뭐라뭐라뭐라~
자네 마음 알겠지만~ 왜 평민인 나 붙잡고 그러냐고요~ ㅠ.ㅠ
시명이가 영화에 관해서는 독해진다는 사실을 알수 있었던 것은 “다이어트 사건”입니다. 음식을 통 안먹기에 왜 그러냐 했더니 “영화하기 위해서 다이어트를 하는 중이다”라는 말했습니다. 감량 목표 최소 44kg. 실제는 43kg까지 해야하는 거의 미친 다이어트였습니다. 키가 아주 작은 것도 아니구요. 더 어려운 것은 그 상태를 6개월인가 유지해야한다는 것이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도전했다 실패한 것을 정말 독하게 하더니 목표를 달성했습니다.
이미 그의 머리 속에 “영화”라는 뚜렷한 목표가 세겨져있고, 가슴속에는 영화에 대한 “열정”이 가득차 있었기에 가능했을 것입니다.
그 후로 제가 이사도 가고, 하는 분야도 달라서 만나지는 못했습니다. 자주가던 홍대앞 전자까페에 왔다갔다는 말을 주인장에게 건네 들은 정도...(아마 국내서 보기 힘든 LD보러 왔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러다 시간은 흘러 흘러가고~
편안한 동내 술친구
두분은 많이 다른 것 같은데 왜 만나요?
라는 질문을 받은 적이 있습니다.
그리고 보니 같은 일을 하고 있는 것도 아니고, 아주 오랫동안 자주 만나온 절친도 아니고, 돈 빌려주어서 받을게 남은 것도 아니고... 뭔가 이득을 생각하고 본다면 만날 이유가 없을 것 같습니다.
만나는 시간도 거의 자정이라 유부남들은 100% 못나온다고 봐야하고요. 그러다 보니 그래도 그나마 가까이에 살고 솔로인 제가 편안하게 만만했을 것 같습니다. 또한 선배라는 관계 때문인지 막상 만나보면 화려한 영화감독으로 보이기 보다는, 창작에 지친 한 마리 숫컷으로 보일 뿐입니다.
청소년기에 같은 취미생활을 했고, 같은 동내에서 자랐고, 동창이고∼ 이제는 같이 늙어가는 노총각... 둘러 보면 온통 적뿐인 도시에서 저 만큼 적의가 없는 아군 즉, 편안한 술친구를 또 어디서 만나겠습니까~ ^^;
식지 않는 열정
세상에 아픔 하나 없이 성장하는 사람이 어디 있겠습니까. 대학시절 자작영화부터 20년이 넘는 시간을 영화판에서 산전수전 다 겪었을 것입니다. 열심히 뛰어다녔습니다.
두편의 영화를 감독했고, 영화사를 설립했지만 창립작으로 준비하던 “블루엔젤”이란 작품이 제작된다는 뉴스는 있는데 이후에 소식이 흐지부지 없더라고요. 그래서 블루엔젤에 대해서 물어보니 투자가 중단되서 제작 안했다고 하더라고요. 속된 말로 엎어진거죠. “너도 이런 저런 아픔이 많았겠구나~”하고 말하니 “뭐 그정도는~”하면서 고수들의 여유도 보여줍니다.
열손가락깨물어 안아픈 손가락 없다고, 열심히 준비한 작품이 엎어지는 과정을 보면서 마음 편안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모르는 사람이 보면 “실패”라고 도장을 찍을 수도 있고, 어떤 사람은 한번의 실패로 포기하기도 합니다. 그래도 그러한 아픔을 다 겪고 이겨내고, 때로는 삭히고 있을 것입니다.
그의 퇴근 시간은 밤 10:30입니다. 항상 이시간까지 시나리오 작업을 한다고 합니다(제작들어가면 퇴근 시간 자체가 없어지겠죠∼). 성실하게 작업하는 그를 보면서 많은 역경도 그의 “열정”을 식히지는 못하는 것 같습니다. 역경이 스승이 되어 내공이 더 높아지는 것 같습니다.
몇일전 제 송별회 자리에서는 “누가 그러는데 우리나라 영화제작 시스템은 QC가 참 문제래”했더니, 버럭 화를 내면서 “우리나라 만큼 이렇게 적은 비용으로 이 정도 수준의 영화를 만드는 나라도 없다”고 알려주더라고요. 이 말에서 그의 영화계에 대한 애정을 알게된 것 같습니다.
선배로서 한가지 바램이 하나 있다면 마이크 잡은 모습도 보았고, 술잔도 기울여 보았으니~ 다음에는 메가폰 잡은 모습을 한번 봤으면 합니다.“영화감독 이시명”이 가장 즐거울 수 있는 곳. 바로 촬영현장에서 다시 한번 만나보고 싶습니다.
나는 새우잡고 올 터이니~ 자네는 좋은 시나리오를 쓰고 계시게나~
시명짱~! 홧팅!!!
이시명 감독 홈페이지 : http://www.cyworld.com/smfilm21
분명히 다른 영역에서 살아온 것 같은데...
의외로 비슷한 것도 있기는 합니다. ^^;
- 고등학교 시절에는 같은 취미생활이 있었고~
- 맥마당에 한참 원고쓸 때 시명이도 매킨토시 갖고 놀았고~
- 전 21세기 임진왜란이란 게임시나리오를 썼었고~ 시명이는 2009 로스트메모리를 만들었내요.
- 지금은 서로 같이 아신을 좋아하고~








열정적인 모습 부럽네요. 화이팅하세요.
형님이야기 익환형에게 많이 들었습니다.
다음에는 만날때 저도 불러주세요.